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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길라잡이/스틸하우스3.0

철은 녹슬지 않는다 -한경비즈 2007년 9월-

철은 녹슬지 않는다  -한경비즈 2007년 9월-

 


 

 

 

플라스틱이나 종이와 비교해 보면 재활용 공정이 얼마나 단순한지 짐작할 수 있다. 유리도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이미 색(色)이 입혀진 유리를 녹여 투명한 유리를 만들기는 힘들다. 그러나 철 스크랩은 무조건 고로에 넣기만 하면 된다. 고로에서 철을 뽑아내면서 불순물이 걸러지기 때문이다. 수명을 다한 철은 철 스크랩으로 회수돼 90% 이상 다시 철로 생산된다.

철을 재활용하면 광물로부터 직접 철을 만드는 것에 비해 이산화탄소는 82%, 질소산화물은 88.9%, 황산화물은 94.7%를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철 스크랩은 철광석, 원료탄(코크스)과 더불어 철의 3대 원료로 대접받고 있다. 현재 국내 철 스크랩 사용량의 30%를 수입하고 있지만 2015년에는 자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석에 붙는 철의 성질도 재활용을 용이하게 한다. 플라스틱, 유리는 쓰레기 더미에서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분류해야 하지만 철은 자석을 이용해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철의 재활용은 경제성도 뛰어나다. 경찰의 단속과 범인 색출에도 불구하고 철로 만들어진 공공 시설물들이 도난당하는 것만 보아도 고철이 비싼 대접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철은 더 이상 폐물이 아닌 것이다. 1990년 결성된 한국고철업연합회는 1997년 ‘한국철스크랩공업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고철’이라는 명칭 대신 수집한다는 뜻의 스크랩(scrap)을 붙여 ‘철 스크랩’으로 부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4964만 톤의 철강이 생산됐고, 수집된 철 스크랩의 양은 2054만 톤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철 스크랩 재활용률은 35%에 달한다.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은 50%를 넘어섰고 한국은 47%에 달한다.

생산 과정에서도 철은 다른 광물자원에 비해 자연을 덜 파괴한다. 광물 자원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숲의 나무를 베고 길을 낸 뒤 굴을 뚫어야 한다. 환경 파괴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광산을 개발해 수지를 맞추려면 캐낸 철광석 안에 철이 얼마 이상 함유돼야 하는가를 따지는데, 이를 ‘경제적 품위(品位)’라고 한다. 금(金)의 경우 1톤의 금광석을 채굴해 3g의 금이 함유돼 있으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경제적 품위가 0.03%인 것이다. 알루미늄(보크사이트)은 13%, 아연은 5%, 구리는 0.8%다. 그러나 철은 60% 수준이다.

이처럼 철은 환경 파괴를 비교적 적게 하면서도 쓰레기를 거의 남기지 않는 친환경적인 소재다. 다른 소재 대신 철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환경 보존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실생활에서 이런 철의 친환경적인 장점은 스틸 하우스와 스틸 캔에서 두드러진다.

친환경 스틸 하우스, 1996년 국내에 도입

 

 

‘스틸 하우스(steel house)’는 미국의 전통적인 목조 주택 공법인 2×4인치 목재를 철강재(steel)로 대체한 주택이다. 스틸 하우스는 두께 1mm 정도의 도금 강판으로 외부 치수가 목재와 동일하게 ㄷ자 모양으로 만든 스틸스터드(steel-stud)로 조립하는 주택(Steel Framed House)을 말한다. 흔히 샌드위치 패널이라고 부르는 EPS 패널 공법이나 H빔 위주로 공사하는 경량 철구조물은 여기서 제외된다. 스틸 하우스의 구조 방식은 기본적으로 전통 목조 주택 공법과 동일하기 때문에 집의 겉모습만 봐서는 목조 주택인지 스틸 하우스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일반인의 생각으로는 철보다 나무가 더 환경 친화적이라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약 100㎡짜리 목조 주택 한 채를 짓기 위해서는 50년 걸려 자란 나무 40~50그루가 필요하다. 콘크리트 주택은 습식 공법이라 시공 과정에서 수많은 쓰레기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철거 시 발생하는 폐자재가 땅속에 묻혔을 경우 흙을 산성화시킨다.

반면 스틸 하우스는 자재 재활용률이 100%에 가까울 정도로 높고, 건식 공법이라 시공 현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이 적다. 최근 미국에서는 스틸 하우스가 그린 빌딩(green building: 환경 친화적 건물)에 가장 적합한 주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연 친화적이라는 이점뿐만 아니라 건축 공학적으로도 장점이 많다. 뼈대만 철을 사용하는 스틸 하우스와 달리 일반적인 ‘철로 만든 집(철골 구조물)’은 H형강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페인트를 칠한다. 그러나 페인트칠이 긁히거나 벗겨질 경우 노출된 철이 쉽게 부식되고 만다. 반면에 스틸 하우스에 사용되는 아연도금강판(스틸스터드)은 절단하거나 구멍을 뚫어도 부식되지 않는다. 아연이 공기 중 산화해 부식을 방지하는 아연 산화물 필름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아연이 철보다 먼저 부식돼 도막을 형성하면서 철이 부식되는 걸 막는 것이다. 스틸 하우스에 사용되는 스크루 역시 아연으로 도금돼 있고 풀림 방지 기능도 있으므로 스틸 하우스 골조는 100년 이상의 내구성을 지닌다.

스틸 하우스는 1930년대 미국에서 처음 시도됐다. 당시 벌채 금지령이 내려 목재 가격이 상승하자 도입된 것이었다. 그러나 스틸 하우스 제작을 위한 도구, 시스템이 부족해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1990년대에 벌채 금지령이 내리면서 다시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발달된 도구와 건축 공법을 통해 보급화가 가능했다. 특히 1992년 미국 플로리다 지방의 허리케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가옥 구조가 스틸 하우스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급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1996년 처음 도입됐다. 당시 철에 대한 신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중심이 돼 포항, 광양, 서울에 각각 한 채씩 시범적으로 지었다. 이어 포스코, 포스코건설, 현대건설이 주축이 돼 ‘스틸 하우스 클럽’이 결성되고 1997년 100여 채의 집이 지어졌다. 이후 꾸준히 수요가 늘어나 지금은 연간 3000여 채의 집이 지어지고 있다. 주로 전원주택 등 고급 빌라에서 스틸 하우스가 도입되는 추세다.

관공서와 상가도 스틸 하우스로 지어지고 있다. 남해 삼동보건지소, 포항 지곡초등학교, 충북 진천의 이월초등학교, 포스코 스틸러스 축구단 숙소, 수원영통 우체국이 스틸 하우스 공법으로 세워졌다. 스틸 하우스로 단지도 조성되고 있다. 판교 포스틸 단지(25가구), 파인밸리 석천타운하우스(40가구), 포항주택단지(112가구), 평내 포레스트힐(155가구)이 대표적인 예다. 아직까지는 건축법의 제한으로 스틸 하우스로는 4층까지밖에 짓지 못한다.

그러나 향후 고층 아파트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스틸하우스 기술인협회 고용규 회장은 “일반 콘크리트 아파트처럼 H빔 골재가 올라간 뒤, 내부 공간을 스틸스터드로 짤 수 있습니다. 친환경적이면서도 자유로운 내부 구조 변경이 가능하고 내진 설계까지 되어 있어 콘크리트 재료에 비해 훨씬 뛰어나다”며 장점을 설명했다. 스틸 하우스 공법으로 집을 짓는 비용은 일반 RC(리믹스 콘크리트) 공법이나 목조 주택을 짓는 비용과 비슷한 평당 350만~400만 원이다.

스틸 캔, 보존성·안전성·휴대성 돋보여

철 가공품 중 스틸 하우스보다 더 친숙한 것으로 스틸 캔이 있다. 음식료 포장에는 종이, 플라스틱, 유리, 알루미늄, 철이 사용된다.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을 상하지 않게 오래 보관하는 데는 철이 가장 적합한 포장재다. 유리병이 캔보다 먼저 개발됐지만 유리병은 무거운데다 깨지기 쉬운 단점이 있었다. 철은 밀봉된 상태로 포장되기 때문에 보관성이 뛰어나고 유리보다 가볍고, 어떤 형태로든 가공이 가능하다.

최근 문제가 되는 환경호르몬 등 유해 물질도 나오지 않아 플라스틱에 비해 안전하며 단단하기 때문에 종이보다 휴대성이 좋다. 구조적으로 안정적이어서 고온·고압의 살균이 필요한 음식을 담기에도 알맞다. 알루미늄 캔은 소금기에 녹는 성질이 있어 조리된 음식의 포장에는 쓰이지 않고 탄산음료에만 쓰이지만 철은 모든 음식을 담는 데 쓸 수 있어 최고의 포장용기로 꼽힌다.

스틸 캔은 1810년 영국의 듀란드가 양철을 오려 납땜으로 만든 양철관을 처음으로 사용한 것이 시초다. 1821년 미국에서 통조림 공장이 세워지고 땜납이 식품에 직접 닿지 않는 이중 밀봉관으로 개량되면서 점차 보급됐다.

국내 식음료 포장 용기 규모는 190억7100만 개(2005년)다. 구체적으로는 종이팩 27%(52억3500만 개), 플라스틱 18%(33억9700만 개), 금속 캔 32%(60억8400만 개), 유리 23%(43억5500만 개) 수준이다. 금속 캔(스틸 캔, 알루미늄 캔 합산)이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금속 캔이 절반을 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미국은 2005년 전체 식음료 1825억 개의 포장 용기 중 금속 캔 50.5%(923억 개), 플라스틱 29.4%(537억 개), 유리 14.5%(265억 개), 종이 1.9%(35억 개), 연성 포장 3.6%(35억 개)다. (Beverage Industry, USA, 2006. 5)

국내 금속 캔 생산은 2002년 64억4100만 개를 정점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2005년 60억8400만 개, 2006년 57억9800만 개다. 이 중 알루미늄 캔이 17억3200여 개로 30%를 차지한다. 알루미늄 캔은 2004년 10억6500만 개에서 2005년 17억6900만 개로 크게 늘었다. 금속 캔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알루미늄 캔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투박한 스틸 캔보다 소프트한 느낌의 알루미늄 캔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금속 캔 전체의 사용량이 줄어든 데는 할인점의 확대로 대용량 제품이 늘어나면서 플라스틱 포장이 선호되기 때문이다. 금속 캔은 500cc 이하 휴대용 제품에 주로 쓰이지만, 1리터 이상의 식음료 포장은 페트(PET) 병을 쓴다. 일례로 최근 맥주 회사들이 1.8리터들이 제품을 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또 ‘웰빙’ 선호에 따라 장기 보존이 가능한 금속 캔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 것도 한 원인이다.

금속 캔은 사용 후 거의 대부분이 재활용되고 있다. 1996년까지만 해도 국내 금속 캔 재활용률은 25%에 불과했으나, 한국금속캔자원협회가 1994년부터 전국 45개 처리 시설을 만들면서 재활용률이 크게 늘어났다. 현재 생산되는 금속 캔의 71%를 정부가 재활용 할당량으로 각 업체에 부과하고 있는데 대부분 101~102%로 초과 달성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생산된 금속 캔의 72%가량이 재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28%가 재활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철 스크랩의 경제성이 좋기 때문에 영세 철 스크랩 업체들이 수집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스틸 캔은 거의 없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우종국 기자 xyz@kbizweek.com

도움말: 한국철강협회, 한국스틸하우스 클럽, 한국스틸하우스 기술인협회, 한국금속캔자원협회, 한국철스크랩공업협회, 한국제관공업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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