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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너지건축NEWS

[기후변화와 탄소경제] ① '에코비키'를 아십니까?

 


편집자주 -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들은 이제 기후변화 대응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국가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이른바 '녹색성장'에 동참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입니다.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독일과 영국 핀란드의 주요 사례를 통해 선진국들의 녹색성장 움직임을 살펴보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알아보는 시리즈를 연재할 계획입니다. <후원 - 언론재단·기후변화센터>

이번은 첫 회, 핀란드의 친환경 마을 '에코비키(Eco Viikki)' 취재기를 싣습니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 도심에서 서쪽으로 7km 떨어진 곳에 '비키(Viikki) 생태지구'라는 곳이 있습니다.

헬싱키 주변의 그린벨트에 인접해있는 이 곳에는 인구 1만7500명 거주하는 실험적인 마을 '에코 비키'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중세 핀란드에서 가장 윤택한 땅으로 불렸다던 이 곳에 헬싱키 시 정부는 '헬싱키 환경 어젠다 21 프로그램'에 의거해 환경친화적인 주거복합도시를 실현한다는 목적으로 생태과학과 농업, 생태기술 등을 활성화시킬수 있는 국제연구센터와 함께 자연보존을 모토로 주거 복합도시를 구현한 것입니다.

전체 면적은 100만제곱미터, 여의도 면적의 약 1.2배 정도 되는 곳에 대부분은 주택과 일부 상업시설, 커뮤니티 시설, 그리고 생물학과와 생명공학, 농대 등 헬싱키 대학 일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6천개의 일자리를 공급하는 자생력이 높은 도시입니다.  

이곳의 주택 80%는 시와 정부가 소유해 개인에게 임대하는 임대주택 형태로 이뤄져있습니다.  

인위적으로 구현한 주거복합도시라서 상당히 계획적인 모습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자유스럽고 각각의 개성이 넘치는 건축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건축물 기본원칙 3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 최대한 활용할 것, 둘째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교통수단 최소화할 것,   셋째 농산품은 자체 커뮤니티에서 생산해 소비하자는 자립자족 원칙이 그것입니다.

                



▲ 화석연료를 이용한 자동차 사용은 최대한 배제하고,주차는 지정된 구역에서만 할수있다

      



▲ 에코비키 단지 안의 한 가정. 이 단지 내에는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장치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환경친화적인 주거단지 조성을 위해 차량교통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은 기본.

단지 내에서는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하고 주차장은 주택가 외부쪽에 공동으로 배치해 집앞에까지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형태로 되어있었습니다.

에코비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녹지'입니다.

주택마다 소규모 개인 정원을 의무적으로 갖춰야 하고 이곳에 곡식이나 야채 등을 재배해 생활녹지로 활용합니다. 이런 개인정원들은 전체 중앙정원과 연결돼 지구내에서 녹지의 띠가 단절되지 않고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또 전체 주거블록 외곽을 실개천이 에둘러 흐르게 해서 아이들에겐 생태교육의 장이자 환경도시의 의의를 살린다는 취집니다. 

        



              ▲ 주택 뒷마당은 소규모 농작물 경작이 가능하도록 조성돼 있다.

에코비키는 어떻게 시작됐을까요.

1998년 12월에 처음으로 헬싱키 시정부가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ecologically sustainable development)'이란 프로그램을 도입합니다. 10여년전부터 어떤 개발을 함에 있어 환경과 생태가 함께 공존해야 결국 지속가능할 수 있음을 일찌감치 깨달은 셈인데요.

실제 빌딩에 환경생태학적 아이디어를 불어넣자는 모토 하에 시 정부는 아이디어를 대중에 공모했고, 거기에서 당선된 프로젝트가 현재의 모습의 기반이 됐습니다.

정부는 이후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소비는 줄이는 차원으로 빌딩 디자인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재원은 헬싱키 시정부와 국가기술연합, 그리고 핀란드 환경부가 나눠 맡았다고 하네요.
      



▲ 에코비키 입구의 빌딩. 베란다 외부표면에 모두 태양광패널이 붙여있어 소모전력의 일부를 태양광으로 대체해 비용을 절감한다. 

태양열을 이용해 난방의 일부를 충당하기 위해 전체 이 단지에 부착된 태양열 패널만 1400제곱미터 크기. 핀란드의 단일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몹니다. 400여 가구가 태양열로 뜨거운 물을 데워 온수와 난방에 사용합니다. 그래서인지 단지 곳곳, 빌딩과 주택에는 지붕과 외벽 등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태양열 패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에코 비키 마을에선 'solar heating project' 를 2001년에 마련해 태양열과 목재를 많이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힌 건축물을 짓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지붕위에는 자연환기 시스템을 갖춰 유리창 등을 통해 환기할 때 열손실이 많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할 정도로 세심한 시도가 돋보입니다.

빗물도 아껴서 사용하기 위해 주택 외부에는 빗물을 모두 지붕에서 모아 한곳으로 흘려내리는 철제 관이 설치돼있습니다. 이런 빗물은 채소경작 등에 광범위하게 재활용됩니다. 빗물과 눈이 모두 지면에 스며들어 다시 순환할 수 있도록 콘크리트는 최대한 배제했습니다.

또 가급적 건물배치는 일조에 유리한 남향 또는 남서향으로 하고, 투명유리재질을 사용한 이중벽의 외장을 통해 복사열을 최대한 받아들여 따뜻한 공기층을 확보하는 방식 등 각종 실험적인 건축요소들이 다수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건축허가를 받으려면 pollution(이산화탄소 배출량, 클린워터 소비량, 쓰레기의 양), natural resources, health(소음,채광, 태양, 기후, 습도 등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biodiversity, nutrition(식용가능한 곡물 경작)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합니다.

성과는 어떨까요.

평균적으로 화석연료에 기반한 일반 주택보다 50% 가까이 난방비를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0% 적습니다. 물사용과 쓰레기 배출량 또한 3분의 1이 줄었습니다. 1인당 물 사용량은 핀란드 전체 평균보다 22% 낮다고 하네요. 

       

  

▲ 에코비키의 주차장. 전기로 자동차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장치가 눈에 띈다.

물론 과제도 있습니다. 

단지내 상업시설을 늘리게 되면 환경생태적인 것을 중요시하는 본래 취지와 어긋난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또 노선버스 역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적게 편성을 하다보니 주민들의 불편이 커져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노선버스가 적다보니 외부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차를 구매하는 역작용도 있다고 하네요. 

결국 현대 인간 생활의 편의성과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본래 목적, 취지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는 언제나 굉장히 어려운 과제인 것 같습니다. 

핀란드에서 환경문제가 부각되지 않았던 1990년대 초반부터 이런 문제의식을 가졌다는 것은 상당히 놀랍습니다. 90년대 초반 불황으로 당시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던 시기이고 사람들은 이런 접근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추가로 창출할수 있다고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시 정부 담당자들은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다만 '자연'을 가장 큰 재산으로 여기는 핀란드는 개발을 하더라도 자연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에 충실한 것이라고 믿었고, 그런 인식을 일반 사람들에게도 심어주기 위해 꾸준히 장기적으로 노력해온 것입니다. 

에코 비키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이런 생태 마을이 그냥 '전시용' 이 아니라 정말 사람들이 '거주'하는 삶의 현장이라는 점입니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바꾼 비결은 다름아닌 이런 '시민들의 동참'때문이었다는 겁니다. 누구나 환경을 사랑하고 살리자는 구호는 외칠수 있지만 실제로 거주하고 자신의 생활태도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에코 비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하이니 린느 헬싱키 시 공무원은 에코비키의 성공에 대해  "지속가능한 개발은 속도가 다소 늦을순 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sustainable development…slowly but surely)"이라고 요약하더군요. 결국 '지속가능(sustainability)'이라는 것은 과거에도 오늘도 미래에도 항상 인류에게 숙제를 던져주는 화두가 될 것입니다. 

      



▲ 에코비키의 정신을 구현한 '친환경교회'. 교회내부 전체를 핀란드산 원목으로만 꾸몄다. 시멘트 등 일체의 오염자재를 쓰지 않고도 이렇게  아름답고 정교하게 건축을 했다는데 경탄이 절로 나왔다. 교회는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쓰여 취재를 갔을때는 엄마와 아가들의 체조수업 비슷한 것이 진행되고 있었다. 

 

  [편집자주] 지식경제부와 산업계를 취재하는 정호선 기자는 1997년에 경제지 기자로 시작해 2005년에 SBS에 입사했습니다. 좌우명인 '긍정의 힘'과 함께 오랜 경제분야 취재경험으로 차분하고 정돈된 기사로 활약 중입니다.   

최종편집 : 2009-01-15 15:58한국제로에너지건축협회,kzba,페시브하우스,파시브하우스,패시브하우스,제로에너지하우스,저에너지하우스,독일패시브하우스,저탄소녹색건축기술포럼,에너지제로하우스,탄소제로,지구온난화,기후변화,삼진에너홈,패시브하우스 시공,패시브하우스 설계,패시브하우스 가격,패시브하우스 단열 기준,패시브하우스 정의,기밀시공,브로도어테스트,패시브하우스건축,패시브하우스 면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