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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너지하우스길라잡이/제로에너지하우스이론

넷제로에너지주택의 실현

넷제로에너지하우스의 실현

넷제로에너지주택이란?

‘제로에너지주택’은 주택 내에서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주택이다. 물론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는 생활할 수 없으므로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주택에서 사용되는 화석연료를 화석연료가 아닌 것으로 100% 대체된 주택을 의미한다.

사용자(건축주)가 생각하는 ‘제로에너지’와 에너지해석으로 정의된 ‘제로에너지’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이 글에서 더 깊은 논의는 피하도록 하겠다.

 

 > 넷제로에너지주택은 가능한가?

‘사용에너지-생산에너지=0’인 것이 제로에너지주택인데, 현재 시점에서 ‘제로에너지는 충분히 가능한가?’라고 묻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답할 수 있다. 또한 쉽게 가능하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에너지를 많이 쓰면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생산해야 한다. 즉, 적게 사용하면 그만큼 생산해야 하는 에너지의 양도 줄어들 수 있다. 이 전제조건을 지킨다면 제로에너지주택을 아주 쉽게 구현될 수 있다.

다만 고려해야 할 것은 제로에너지주택에 들어간 투자비와 줄어든 에너지비용의 상관관계일 것이다. ‘초기비용이 얼마 만에 회수가 가능한가?’를 따져야 한다. 비용이 회수되지 않는 제로에너지주택은 국가적으로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건축주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

제로에너지주택은 쉽게 구현이 가능하지만, 결국 키는 투자비의 회수기간에 있으며 이를 명확히 따져야 효용성이 있는 ‘제로에너지주택’이 되는 것이다.

   

> 넷제로에저지하우스의 난방에너지

우리나라 주택에서 난방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65% 정도이다. 이를 절대값으로 나타내기는 주택의 규모와 구성원이 비율에 따라, 또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쉽지 않지만 통계적으로 단위제곱미터당 연간 약 150~230kWh(15~23l)정도이다. 사용되는 난방에너지만큼 새로운 에너지를 주택 내에서 생산하려면 상당히 많은 비용이 투자되어야 한다. 이 난방에너지를 없애면 남는 것은 35% 정도이며, 이를 제로에너지로 하기 위한 에너지 생산설비를 갖추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다.

방법은 난방에너지를 줄이거나 난방에너지의 양만큼 에너지를 생산하되, 가장 저렴한 가격의 방법을 찾으면 제로에너지주택은 바로 구현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 가장 투자비가 적게 들어가면서 난방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패시브하우스’이다.

패시브하우스는 난방에너지를 거의 요구하지 않음으로 제로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생산되어야 하는 에너지의 양도 적다. 그만큼 제로에너지주택에 쉽게 다가 설 수 있다. 거기에 더불어 전회에서도 강조했듯이 패시브하우스는 열적, 공기적 쾌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 넷제로에너지하우스의 올바른 실현방안

현 시점에서 구현 가능한 제로에너지주택의 실현기법은 패시브와 액티브의 결합이다. 이것을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관건인데, 설계프로세스를 간단히 풀어보면 먼저 해당 건축물의 용도에 따른 에너지사용패턴을 분석하고 건물이 위치할 지역의 온습도 조건 즉, 표준기상테이터를 수집한 후 통상의 방법으로 배치와 평면계획을 진행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외피에 대한 부하를 최소화하기 위한 건축계획이 요구되는데, 외피면적의 최소화나 주요실의 남향배치 등이 그것이다. 기본계획이 완성되면 단열조건에 따른 월별 에너지요구량을 계산해서 패시브 기법의 강도를 정하게 된다. 즉, 단열조건을 어느 선까지 강화할 것인가를 정하게 되는데, 월별에너지요구량계산은 이미 ISO13790와 DIN18599에 의해 국제적으로 규격화되어 있다.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패시브기법으로 냉난방에너지요구량이 최소화되었음을 확인하고 최소화된 냉난방에너지와 나머지 에너지사용처별로 어떤 액티브 요소를 도입하느냐를 결정하면 그것이 바로 제로에너지주택이 된다. 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준 기상테이터(지역)→패시브기법 적용→월별 에너지요구량 계산→신재생에너지 계획

이 과정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부분이 패시브기법과 액티브기법을 도입하는데 있어서 경제성을 도외시한 채 현실적 비용으로 실현 불가능한 곳에 가져다 두는 데 있다. 즉, 국내 산업계가 생산해 낼 수 있고,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 범위 내에서 패시브와 액티브의 양을 논해야 한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연구 중이거나 수입을 해야만 가능한 자재를 계획안으로 끌어들이고, 패시브기법 없이 액티브로 그 많은 에너지를 조절하고자 하는 시도가 제로에너지주택의 실현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패시브와 액티브를 모두 알아야 한다.

즉, 비록 패시브는 건축설계의 영역이고 액티브는 전기나 기계설비의 영역이라 할지라도 이 둘에 대한 기초지식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가장 저렴한 가력, 가장 높은 효율의 제로에너지주택이 가능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설계자는 건물에 에너지 조절이 큰 이유가 되면서 기계, 전기설비 분야의 관련된 기본적 지식의 습득과 단역, 기밀에 대한 국내 산업계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맨 처음 빈 대지에 큰 획을 그리는 디자이너가 에너지를 무시한 채 계획안을 만들어 내면 사실상 이미 ‘제로에너지건물은 없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건축가 루이스설리반이 이야기한 ‘Form follows Function' 이 이제는 ‘Form follows Energy'로 전환되어지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유리커튼월 건축물의 그 어마어마한 에너지사용량을 안다면 모양이 좋다는 이유로 그렇게 쉽게 디자인될 수 없을 것이다.

 

> 넷제로에너지하우스=패시브+액티브

패시브와 액티브의 결합은 의외로 단순하다. 특히 주거부분에서는 그 구현이 명확한데 국내 주거의 사용에너지 패턴과 패시브를 도입해서 줄어드는 난방에너지량을 분석해 보면 제로에너지주택은 너무나 쉽게 구현이 가능하다. 이를 그림(자료제공: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 간단히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위 그림은 약 99m2(30평)주택을 어떻게 제로에너지화 하는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예시이다. 이 방법이 현제 가용한 기술로써 가장 저렴하게 제로에너지주택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며, 이른바 시장에서 경제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구현 기법이다. 또한 이 그림은 주거용도에서 단열이 얼마만큼 중요한가를 보여주고 있는 단적인 예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단열 관련 건축법규는 독일보다 무려 25년 이상 뒤쳐져 있다. 우리나라 주택 부분에서 에너지가 얼마나 낭비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아래 그림은 독일의 법적 단열 강화의 과정과 에너지사용량과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내년부터 현재의 단열규정을 약 25%정도 강화한다는 정부의 발표가 최근에 있었다. 중부지방기분으로 외벽의 열관류율을 0.47W/mk에서 0.35W/mk로 강화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조금 아쉽긴 하지만 법이라는 것이 급격이 변화할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에너지와 열적환경이 결국 단열에 있다는 것을 정부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신재생에너지의 의미

패시브하우스를 소개하다보면 신재생에너지를 판매하시는 분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느낄 때가 가끔 있다. 패시브하우스가 에너지를 줄여주니 신재생에너지의 시장이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내용을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신재생에너지가 패시브하우스를 만나면 ‘제로에너지’라는 큰 의미를 달 수 있다. 이것은 패시브 쪽에서 볼 때도 마찬가지이다. 패시브만으로는 결코 제로에너지의 구현이 불가능하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패시브기법 없이 액티브만으로도 제로에너지가 가능하나 이는 경제성이 없다. 초기 투자비용도 문제지만 깨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마찬가지다.

제로에너지는 패시브와 액티브가 합쳐져야만 제대로 된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이 둘은 원래부터 찰떡궁합으로 태어난 것인지도 모fms다.

 

 > 주택 이외의 건축물에서 넷제로에너지의 구현

주택의 예와 마찬가지로 업무시설이나 기타 타 용도의 건축물도 동일한 프로세스를 거쳐 계획되어져야 하는데, 주택과는 에너지 사용패턴과 그 양이 다르므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즉, 난방에너지가 사용에너지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과는 다르게 절대적 양을 차지하는 에너지사용처가 없기 때문에 패시브기법을 무조건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더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용도에 맞는 패시브기법의 강도를 정해야만 경제성이라는 부록이 따라오므로, 건물의 용도와 형태를 고려하여 패시브와 액티브의 투자 비율을 정해야 한다. 이 점이 까다롭고 사실상 제로에너지건물을 만드는데 투자비용이 너무 과다해져 선진국에서도 아직까지는 주거분야의 제로에너지건물만 발표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미 상용화단계에 들어있는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열병합발전이나 여름의 폐열을 이용한 냉방기술이 들어서면서 주거용도 이외의 제로에너지건물도 먼 미래이야기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태양광 발전도 이미 4세대 모듈이 나올 정도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고 패시브기법의 중심에 있는 최첨단 단열기술도 멀지 않은 미래에 경제성을 갖추고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이글은 패시브건축협회 최정만님께서 전원속의 집 2010년 6월호에 게재한 글임을 밝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