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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지구온난화&기후변화

[조홍섭의 물바람 숲] ‘기후 이탈’, 2042년 서울

[조홍섭의 물바람 숲] ‘기후 이탈’, 2042년 서울

 

 

 

 

 

 

기후변화 문제가 중요하다지만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지구 평균기온이 2도 이상 오르면 100년 뒤에 재앙이 온다는 핵심 경고가 특히 그렇다.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가 50도나 되는데 2도가 뭔 문제인가. 자식 세대한테는 안됐지만 당장 먹고살기도 바쁜데 100년 뒤까지는 솔직히 걱정이 안 미친다.

 

이렇게 생각했다면, 다음 설명을 들을 필요가 있다. 먼저 2도 문제.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다고 난리이지만 지난 133년 동안 지구의 평균기온은 0.85도 올랐을 뿐이다. 온난화와 도시화가 함께 온 한반도는 그 정도가 더 심하지만 평균기온 상승 폭은 10년에 0.18도꼴이다. 거대한 땅덩어리의 평균온도를 높이기는 그만큼 힘들다. 지구는 초대형 유조선 같아서 움직이기도, 일단 움직인 뒤에는 세우기도 힘들다. 슈퍼탱커가 무사히 접안하려면 항구 25㎞ 밖에서 시동을 꺼야 한다.

 

사람은 평균으로 느끼지 않는다. 우리는 이상기후를 통해서만 기후변화를 실감한다. 어제 서울에 모처럼 단비가 왔다. 이달 들어 비다운 비가 온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서울에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잦은 25일 동안 비가 왔다. 나들이 일정이 엉망이 된 기억이 난다. 7월7일부터 24일까지 중간에 하루 빼고 내리 비가 왔다.

 

여름에는 가축이 쪄 죽고 겨울에는 양식장의 물고기가 얼어 죽는 날씨의 변덕이 점점 익숙해진다. 우리나라만의 사정도 아니다. 그런데 아직 기후변화의 진짜 뜨거운 맛을 본 것은 아니다. 두번째 ‘100년 뒤’의 문제로 가 보자. 머지않아 기후와 기상의 구별이 의미없어질 것으로 보기도 한다. 지구온난화가 너무나 진척돼 한계선을 넘으면 기후는 이제까지 우리가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그런 상태를 가리켜 ‘기후 이탈’(climate departure)이라고 부른다. 기후 이탈이 일어나면 이변은 일상이 된다.

 

카밀로 모라 미국 하와이대 생물지리학자 등 연구자들은 지난해 10월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서 온실가스 방출을 내버려둔다면 기후 이탈이 2047년께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1860~2005년 사이 세계의 기후 관련 ‘빅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는 서울에 기후 이탈이 일어나는 시기를 2042년으로 계산했다. 쉽게 말해, 2042년 이후 서울에서는 가장 선선한 해라도 2005년 이전 150년 동안 겪었던 어떤 해보다 더운 해가 될 것이다. 그 여파는 단지 변덕스런 날씨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폭염, 홍수, 가뭄, 열대 병해충 기승, 식량값 폭등, 국제분쟁과 난민, 테러 증가 등등…. 무엇보다 이 예측이 뼈아픈 것은 기후변화가 먼 미래가 아닌 우리 당대에 그 끝을 보여줄 것이라는 데 있다. 성장의 단물만 빨고 그 대가 지급은 뒤로 미루는 습성에 젖어 있는 우리에게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다행이라면 우리가 탄소 방출을 적극 억제한다면 기후 이탈을 더 뒤로 늦출 수 있다는 점이다. 제프리 색스 미국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 소장은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심층 탈탄소화’라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한국·중국·미국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15개국 전문가와 연구기관이 참여해 작성한 이 보고서는 기온 상승을 2도로 억제할 구체적인 방안을 국가별 로드맵 형태로 제시해 눈길을 끈다. 한국은 2050년까지 201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85%나 줄여야 하는 것으로 돼 있다. 효율 향상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극적으로 줄이고, 태양광·풍력은 물론 원전을 47기나 새로 지어야 가능한 수치다.

 

온실가스 대책이 힘든 것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중화학공업 위주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등에 업은 재계는 배출권거래제 등 기후대책마다 딴죽을 걸고 있다. 기후변화가 심해져 국제 규제가 강화될 것은 뻔한데 눈앞의 이익 때문에 저탄소 경제로 전환할 시간만 허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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