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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지구온난화&기후변화

[주말을 여는 책 | ‘불온한 생태학’] ‘상식을 뒤집어’ 지구환경 구하기

[주말을 여는 책 | ‘불온한 생태학’] ‘상식을 뒤집어’ 지구환경 구하기
2012-08-03 오후 1:45:27 게재
윤재석/프레시안 기획위원

사계절/이브 코셰 지음/배영란 엮음/1만8800원

 

 
탈성장이란 비효율적인 성장 담론을 근본적으로 바꿔 새로운 문명사적 전환을 시도한다.
탈성장의 길은 험난하지만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길이다.

이 책 표지부터 범상치 않다. 훼손되기 쉬운 지구를 형상화한 '달걀 속 지구', 찌그러진 사과로 형상화한 '온난화 현상으로 위험에 처한 지구', 녹아내리는 지구 아이스크림콘을 형상화한 '굶주리는 세계', 온갖 쓰레기를 투명 플라스틱통에 넣은 '베르나르의 쓰레기통' 등이 앞뒤에 걸쳐 배치돼 있다.

Antimaneul d'Ecologie(거꾸로 읽는 생태학이라는 원제 또한 도발적이다. 이 책은 프랑스의 리오넬 조스팽 정권에서 국토개발 및 환경 장관을 지낸 정치인이자 환경운동가인 코셰 현 유럽의회 의원이 저자로 돼 있다.

하지만 매 텍스트 뒤에 첨가된 수백 명의 환경생태론-'더 읽을거리'에 더 눈길이 간다. 예컨대 프롤로그 끝엔 동물생태를 연구해 그 다양성을 설파한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 일단의 철학자들의 글이 부전돼 있다.

그래서 책은 재미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기원 전 4세기에 벌써 그리스 일대는 물론 중동, 아프리카 등 다른 대륙에 서식하는 동물의 생태까지 세밀하게 연구했다는 사실. 동물을 유혈동물과 무혈동물로 분류하는 등 체계화한 사실에 이르면 그가 철학자라기보다 생물학자라는 생각까지 든다(p. 21).

이처럼 '불온한 생태학'은 탈성장을 강조할 뿐 아니라 생태학에 담긴 철학적·경제적 본질을 함께 짚어주고 있다. 인간이 생태적인 삶을 실천하지 않는 이유, 현대문명이 반생태적인 이유, 고전주의 경제학이 환경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 이유 등을 명쾌하게 진단하고 있다.

책은 환경 위기를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환경 문제를 각 분야로 나눠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단정한다. 그 해법으로 생태학은 체계론적 관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시한다.

생물체가 상호작용을 하고 외부 환경과도 상호작용을 하는 개체 전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개체가 모여 새로운 포괄적 특성을 가지게 되기도 하고, 전체가 개체에게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는 것. 작은 미생물 하나하나가 전체를 구성하는 개체로서 의미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체계 순환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환경 위기를 극복하는 첫걸음이다.

그런 맥락에서 책은 '공유재(지)의 비극'을 인용한다(p. 194).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목초지를 개인의 사욕만을 추구한다면 목초지는 금방 황무지로 변한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공멸한다. 환경 역시 지구라는 마을에 사는 인류 모두의 공공재라는 것이다.

목초지 보호를 위해 마을 사람들 전체의 합의가 필요하듯, 지구 보호를 위해서도 세계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1972년 스톡홀름 유엔환경회의 이후 수많은 협정과 정상 회의가 있었지만 '회의는 춤출 뿐' 지구환경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책은 실효성 없는 국제 환경회의보다 차라리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산유국을 설득해 석유의 공급을 줄이게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대안을 제시한다.

석유 생산량이 준다면 그만큼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어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고, 생산량 감소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산유국의 이익도 보존되기 때문이다.

책은 탈성장을 강조하는 만큼,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용어의 허구성을 질타한다. 성장제일주의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선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지난 4년 우리 국토의 변화를 살펴보면 되니까.

이명박 정부는 4대강을 개발하면서 '녹색성장'이라는 화두를 내세웠다.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는 4대강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주장이었다. 그 주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구호의 모순점과도 연관된다.

지속가능한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키면서도 산업 발전과 성장이 지속돼야 한다. 그러나 이 말은 급박한 환경 위기와 빗발치는 생태주의의 요구에 대응해 성장제일주의가 내놓은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책은 지구 환경위기를 구하기 위한 인류의 마지막 선택으로 탈성장을 강력히 주창한다. 정치생태학자인 이반 일리치가 '반생산성' 개념을 발전시켜 사회제도의 해로운 영향에 천착해 온 바를 살펴보자(p. 228). 교통수단의 발달은 우리를 편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해 우리는 자동차 구입비, 연료비, 보험료 등을 벌어야 하고 이를 위해 많은 에너지를 허비해야 한다.

우리가 편하다고 여기는 이기들을 손에 넣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비용을 생각한다면 수익성이 마이너스가 된다. 이것이 생산제일주의의 반생산성이다. 탈성장이란 이렇게 비효율적인 성장 담론을 근본적으로 바꿔 새로운 문명사적 전환을 시도한다.

탈성장을 위해 에너지와 식량 문제는 지역에서 자급자족으로 해결해야 한다. 또 권력의 지방분권화를 통해 지역 중심의 경제체제를 구현해야 한다. 무분별한 자원 낭비를 막기 위해 합의에 따른 계획 경제 및 할당제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 탈성장의 길은 험난하다. 하지만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길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책은 전반적으로 우울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이따금 미소지을 수 있는 것은 거의 매 페이지 환경을 다루는 다양하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도판자료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탈리아설치미술가 모레노 디 트라파노의 '불량소비의 집'(p. 188)을 보자. 창문을 비집고 쓰레기가 꾸역꾸역 쏟아진다.

집 안에서 쏟아진 쓰레기는 2층 발코니를 가득 채우고 1층 바닥까지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다. 쓰레기가 만든 이 음울한 이탈리아 트라다테 시장의 의뢰를 받아 트라다테의 한 건물에 설치한 작품이다.

'세계 3대 미항'이란 찬사를 받다 쓰레기 도시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나폴리의 사례에서 착안해 도심 쓰레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자 한 것. 문제는 이게 설치미술작품 속의 이미지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현재 지구촌 대부분의 도시가 안고 있는 현안이라는 점이다.

환경 문제를 다룬 예술작품과 사진 등이 이어져 환경사진집이나 환경사진전을 관람하는 것같은 느낌이 드는가 하면, '투모로우' 같은 재난영화의 대표 장면까지 삽입돼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환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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